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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궁 터는 경복궁 동쪽 향교동(현 종로구 와룡동)이었다. 1404년 10월에 건축이 시작되었고, 불과 1년 후인 1405년 10월에 새로운 궁전이 공개되었다.


많은 나라에서 궁궐은 왕조의 권위와 위엄을 드러내기 위해 질서정연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중국 궁궐 외에도 유교적 예법에 따라 조선시대 궁궐인 경복궁이 일직선으로 배치돼 있다. 반면 창덕궁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지어지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창덕궁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을 활용한 공간 배치다. 창덕궁은 궁궐을 구성하는 건물과 정원뿐 아니라 작은 돌과 나무까지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창덕궁에 가면 북한산과 매봉산을 잇는 산줄기가 창덕궁과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보면 창덕궁이 일부러 지은 궁궐이 아니라 자연경관의 연장선상에 세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에 서면 경복궁, 창경궁, 경희궁과 달리 정문에는 정전이 보이지 않는다.


건물들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지 않고 자연지형과 공간에 따라 각각 다른 형태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북쪽 창덕궁의 후원(정원)도 선조들이 자연을 얼마나 중시했는지를 보여준다. 낮은 언덕과 계곡, 숲과 정원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물론 사람들이 만든 연못과 건물도 있다.


그러나 창덕궁 뒤편에 있는 인공 시설과 건물들은 전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자연과 건축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마치 자연의 한 부분처럼 느껴진다.